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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빛났던 시절의 인연

by 양총 2023. 1. 27.

1. 소개

 한국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소년시절의 너>를 만든 감독 쩡궈샹 감독의 영화로,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고, 동명으로 한국에서 리메이크가 되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원제는 <칠월과 안생>으로, 두 주인공의 이름입니다. 안생으로 나오는 배우 주동우가 출연한 <먼 훗날 우리>라는 작품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좋아할 만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감독이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2. 줄거리 

칠월은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여자 아이입니다. 반대로 안생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늘 외로움을 느끼며 자란 아이입니다. 칠월은 공부도 잘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지만, 안생은 개성 넘치는 성격에 늘 삐딱선을 타는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둘은 13살 입학식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서로 다른 성격에 끌려 둘도 없는 단짝이 됩니다. 칠월은 모범생답게 명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고, 안생은 직업학교에서 미용을 배웁니다. 둘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도 모든 것을 나누며 그림자 같은 친구로 지냈고, 칠월은 같은 학교 남학생 '소가명'을 짝사랑하게 됩니다. 절친들이 늘 그러하듯, 칠월은 안생에게 짝사랑에 대해 털어놓고, 안생은 칠월을 위해 소가명을 찾아가 어떤 여자애가 널 좋아하고 있으니 행실 똑바로 하라고 일러둡니다. 칠월을 위해 대신 충고하기 위해 호기롭게 찾아간 것이었지만, 막상 소가명을 본 안생은 호감을 느낍니다. 칠월과 마찬가지로 명문고의 모범생이었던 소가명은 누구냐고 묻는 말에 "나한테 철학적인 거 묻지 마"라며 사라지는 자유로운 영혼 안생에게 끌립니다. 

칠월은 안생의 조언대로 용기를 내어 소가명에게 고백하고, 둘은 연인이 됩니다. 그러나 칠월은 소가명과 안생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를 느끼고, 그것이 불편해진 안생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두 사람을 위해 고향을 떠납니다. 떠나는 날 기차역에서 칠월은 안생의 목에 걸고 있는 본디 소가명의 것이었던 목걸이를 발견하고 큰 상실감을 느낍니다. 

안생은 함께 떠난 남자가 바람을 피우자, 다시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도 늘 칠월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편지 말미에는 늘 '가명에게 안부 전해줘'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칠월은 가명과 같은 대학에 진학하고, 이후 은행에 취직하며 모범생의 삶을 이어갔습니다. 안정적인 삶과 반대로, 안생은 여전히 이름과는 반대로 불안한 삶을 살고 있었고, 함께 떠난 여행에서 둘은 크게 싸우고 헤어집니다. 

결혼을 약속한 칠월과 가명은 고향과 베이징에서 장거리 연애를 이어갔고, 가명은 우연히 마주친 안생의 거처가 없어지자 자신의 방을 내어 줍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칠월은 가명이 있는 베이징에 올라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술 취한 안생을 부축해 오는 가명과 마주칩니다. 

안생은 다시 떠났고, 칠월과 가명은 결혼을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 가명은 나타나지 않았고, 그 길로 칠월은 안생이 그랬던 것처럼 여기 저기 떠도는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한편 떠돌이었던 안생은 칠월과는 반대로 공부를 하면 안정적인 남자를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찾아온 칠월에게, 안생은 떠나지 말라고 하지만, 칠월은 다시 떠나게 됩니다. 서로의 삶을 동경했던 것처럼, 안생은 안정적인 삶을 꿈꾸고, 칠월은 자유로운 삶을 갈망했습니다. 

뒷부분은 반전의 결말이 있기에 생략합니다.

3. 감상

저는 이 영화를 계기로 배우 '주동우'에게 소위 말하는 '입덕'을 했습니다. 거창하게 덕질을 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그녀가 나오는 다른 영화를 찾아보고, 인터넷상에서 그녀의 사진을 찾아보면서 감상하는 정도지만 말입니다. 여리해보이는 페이스에 걸맞게 골격도 여리여리해서 '천생 여자'라는 느낌이 듭니다. 하얀 피부에 무쌍의 눈으로 모든 캐릭터를 흡수해 그녀 자신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보면 대단한 힘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칠월과 안생은 서로를  동경했습니다. 집안 환경도 성격도 전혀 다른 둘은 서로의 삶을 동경했고, 서로의 모습처럼 살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질투도 생기고 자격지심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독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인데, 이런 심리를 잘 묘사한 것 같습니다. 저도 딱히 '누구'라고 특정 지어 한 명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학창 시절 비슷한 심리가 작동된 기억들이 있습니다. 보통 이성이 아니라 동성 간에도 끌림이 있어야 정말 친한 사이가 될 수 있는데, 이성 간의 끌림은 사랑으로 발전하기 쉽지만, 동성 간의 끌림은 끈끈한 동맹을 맺어주기도 하지만 자칫 질투의 씨앗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중국에 걸린 포스터입니다. 소가명은 안생의 품에서 눈을 감고 있고, 칠월의 품에서는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들의 엇갈린 사랑을 예고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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