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이 원작인 이 영화는, 톰 후퍼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로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분장상, 음향상을 수상했고 다른 수많은 상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OST가 임팩트 있고, 배우들의 노래 실력 역시 극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뮤지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 줄거리
굶주린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쳤다가 5년형을 받은 장발장. 그는 여러 차례 탈옥 시도로 인해 도합 19년의 형을 살고 마침내 가석방으로 풀려나게 됩니다. 가성방 신분이라 지역을 옮길 때마다 위치를 경찰에 알려야 했고, 식당도 일자리도,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멸시받던 그는 주교의 도움으로 주교관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미 세상에 대한 신뢰,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장발장은 주교의 은식기들을 훔쳐 달아나지만, 또 잡혀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합니다. 그러나 주교는 자신이 장발장에게 선물로 준 것이라고 말하며 응징이 아닌 은혜를 베풉니다. 이를 계기로 8년 후 장발장은 완전히 신분을 감추고 새사람이 되어 사업에 성공하고, 많은 선행을 베풀어 시장직까지 맡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그를 쫓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베르라는 형사였습니다. 형사라는 소임을 다하기 위해 그는 죄수번호 24601이었던 장발장을 끊임없이 쫓습니다.
한편, 장발장의 공장에서 일하던 판틴은 억울한 누명으로 공장에서 쫓겨나고, 딸아이의 양육비와 약값을 벌기 위해 매춘을 시작합니다. 위기에 처해 있던 판틴을 우연히 목격한 장발장은 판틴을 구해주고, 이내 자기 공장에서 쫓겨났던 노동자였음을 알게 되고 책임감을 느낍니다. 자베르는 판틴을 구해준 시장을 장발장으로 의심했지만, 다른 사람이 재판에 서게 된 것을 알게 되고는 장발장에서 용서를 구합니다. 하지만 장발장은 죄 없는 사람이 자신 대신 누명을 쓰고 고통받을 것을 생각하니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 재판장으로 가서 자신이 장발장임을 고백하지만,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습니다.
판틴은 죽음을 앞두고 장발장에게 자신의 딸 코제트를 부탁하고, 장발장은 코제트를 자신의 딸로 삼습니다.
코제트는 아름다운 아가씨로 성장했고, 공화정을 지지하는 청년 마리우스와 우연히 만나 서로 첫눈에 반합니다. 그런 청년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아가씨가 있었는데, 바로 코제트가 어릴 때 지냈던 여관 주인 부부의 딸 에포닌이었습니다. 에포닌은 마리우스를 위해 모든 것을 하지만, 마리우스는 코제트만을 바라보고, 혁명에 임하기 전 코제트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장발장은 코제트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마리우스를 구하러 혁명가들의 바리케이드에 들어가게 되고, 자베르는 혁명가들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바리케이드에 들어가지만 혁명가들에 의해 발각되고, 목숨이 장발장에게 맡겨집니다. 장발장은 자베르를 죽이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지만 죽이지 않고 풀어 줍니다. 자베르는 그동안 자기가 믿고 있던 가치관에 회의를 느끼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스스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합니다.
마리우스를 포함한 청년들은 경찰들에게 포위되고, 시민들은 외면합니다. 모두가 죽어가지만, 마리우스는 장발장에 의해 바리케이트에서 구출되고, 코제트와 결혼하게 됩니다, 마리우스는 후에 장발장이 자신을 살려준 그 은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장발장은 코제트를 떠나보낸 슬픔에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장발장은 딸에게 그동안 감춰왔던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가 죽으며 만나게 된 주님은 자신의 인생을 구원해 준 주교님이었습니다.
3. 감상
저는 뮤지컬 영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를 켰다가, 뮤지컬 영화인지 모르고 우연히 클릭해서 보게 되었는데,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연기와 노래실력에 압도되어 러닝타임이 꽤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숨죽여 봤던 영화입니다. 지루함을 느끼지 않은 것은 아마 OST 때문이었을 텐데요, 영화 맨 처음 나오는 노래의 가사 LOOK DOWN과 피날레에 나오는 민중의 노래는 라 미제라블을 떠올리면 자동으로 생각나는 두 멜로디입니다. 저는 원래 노래를 들을 때 가사에 별로 집중하지 않고 멜로디 위주로 듣지만, 판틴이 머리를 잘라 팔고 매춘부가 되어 노래했던 장면에서는 마치 내가 판틴이 된 것처럼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여관에 아이를 맡긴 엄마 역할에 감정 이입이 되었나 봅니다. 짝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의 사람이 될 수 없음을 슬퍼하며 부르는 에포닌의 노래도 기억에 남습니다. 에포닌의 부모는 코제트를 학대하고 여관 손님들의 돈을 빼내는 교활한 사람들도 그려졌지만, 그 아래에서 자란 에포닌은 마음 약하고 따뜻한 사람이었기에, 그녀의 짝사랑이 더욱 슬펐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직감했을 때, 그 끝에 내가 없음이 짐작될 때 느껴지는 상실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놓을 수 없을 때 얼마나 슬플까요.
'내가 없어도 그의 삶은 계속 되겠지'라는 가사가 여운이 남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대혁명 이후에도 계속해서 크고 작은 혁명이 일어났고, 이 영화는 결국은 실패로 끝난 1832년의 6월 항쟁을 배경으로 합니다. 다른 혁명은 기득권층이 주체가 된 반면, 6월 항쟁은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혁명이었습니다. 당시 기득권층만이 참정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영화에서 노래로 그려진 민중들의 목소리가 노래가 아닌 절규로 느껴졌습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처절한 싸움으로 일궈낸 값진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투표를 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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