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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소공녀> 독립 영화, 행복에 대해서

by 양총 2023. 2. 1.

<Microhabitat, 2018>

1. 소개

영화 <소공녀>의 영어 제목은 microhabibat입니다. '미생물 서식지'라는 뜻입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인생이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주인공 미소가 자신만의 작은 서식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주인공 미소뿐만 아니라 밴드원 멤버 하나하나의 연기가 너무도 리얼하고 현실을 잘 표현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씁쓸한 현실을 그렸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영화로,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합니다.  

2. 줄거리

월세로 살며 가사 도우미 일을 하는 주인공 미소는 약을 먹지 않으면 머리가 백발이 되는 병이 있어 앞머리 한쪽이 백발입니다. 그녀는 담배, 위스키, 남자친구가 안식처의 전부인 사람입니다. 일당은 그대로인데 담배도, 위스키도, 월세까지 모두 인상되면서, 그녀는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못해 집을 포기합니다. 남자 친구는 공장 기숙사에 살아 신세를 질 수 없어, 옛날에 함께 밴드를 하며 함께 어울렸던 친구들을 찾아갑니다. 

첫 번째 친구는 다른 사람과 같이 살 수 없는 성향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친구는 남편은 시험 준비 중인데다가 시댁과 함께 살고 있는 처지에 있습니다. 세 번째 친구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혼하게 생겼습니다. 네 번째 친구는 노총각 선배였는데, 가족들이 미소와 결혼을 시키려고 해 코 꿰일 뻔한 끝에, 간신히 집에서 탈출을 합니다. 다섯 번째 친구는 넓은 집에서 풍요롭게 살고 있는 선배인데, 가부장적인 남편에게 쩔쩔매며 삽니다. 남편과 식사 중에 정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해 쫓겨납니다. 

미소의 남자친구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일을 하러 가게 되어 미소는 할 수 없이 월세를 구해보지만 여의치 않았고, 어느 날 밴드 멤버들이 부고로 다 모이게 되었으나, 미소는 오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아마도 폰을 끊었나 보다라고 추측합니다. 

미소는 하얀 백발이 되어 담배를 피우고, 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3. 감상

독립 영화는 보통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기 때문에 선뜻 손이 잘 안 가는데, 이 영화는 주연 배우를 보고 망설임 없이 플레이 버튼을 눌렀습니다. 제가 배우 이솜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자배우는 주로 신민아, 이솜 같은 웃을 때 광대가 두드러지는 러블리한 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 미소가 포기한 것은 집입니다. 사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볼 수 있는 담배와 위스키를 포기 못해 집을 포기한 것은 공감하기 힘들었습니다.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 미소가 신세 지기 위해 찾아간 친구들의 현실을 보면, 그럴듯한 직장, 커다란 집에 살아도 행복하지 않고, 저마다의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미소의 선택이 오히려 현실적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소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담배와 위스키였으니까요. 다른 사람과 원하는 것이 다를 뿐, 틀린 선택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마음이 아팠던 장면은, 미소가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남자친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벌러 떠나면서 자신이 못나서 그렇게 됐다며 자책합니다. 미소와 남자친구처럼 주어진 현실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도 얼마나 많을까요. 

요즘 쇼셜 커뮤니티를 보면 저마다 요즘 유행하는 것, 혹은 남들보다 더 나은 것을 뽐내기라도 하는 듯 사생활을 올린 영상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전세 살고 있는 저에게, 온갖 예쁘고 모던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집의 온라인 집들이를 하는 영상들은 나의 자존감을 끌어내리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만 보이는 그들의 삶 뒷면 모두 행복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영화를 보고 행복한 삶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집 없다고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라는 걸 전하려는 것은 아닐 겁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삶이 아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소신있게 선택할 수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기 위한 내용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 아이 둘을 데리고 내집이 아닌 전세에 살고 있지만, 내 취향의 물건들로 채워져 있는 내 공간, 아주 풍요롭지는 않지만 그리 고달프지는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족이 더 큰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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