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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바그다드 카페> 중독성 있는 OST, 마술 같은 영화

by 양총 2023. 2. 2.

 

<Bagdad cafe, 1987>

1. 소개

이 영화는 매우 오래 전 1987년 개봉된 영화인데, 국내에서는 1993년 개봉된 영화입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감독판으로 리마스터링하여 재개봉했습니다. 독일과 미국의 합작 영화로, 시애틀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있겠지만, 영화 속의 OST인 calling you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노래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멜로디가 귓전에 맴돕니다. 행복을 찾아가는 두 여인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 줄거리

야스민은 남편과 미국 여행 중 싸운 뒤 정처 없이 길을 걷다가, 사막 한 가운데 있는 바그다드 카페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트럭 운전사들이 들러 쉬다 가는 모텔 겸 카페로, 주변이 황량하고 덜렁 이 카페만 있습니다. 카페 사장인 브렌다는 흑인 여성으로, 무능하고 게으른 남편과 마음처럼 되지 않는 자식들 때문에 늘 화가나 있습니다. 커피 머신도 제대로 되지 않는 이 엉터리 카페는 낡고, 지저분하며 손님도 거의 오지 않습니다. 브렌다는 남편과 크게 다투고, 남편은 듣기 싫다는 듯 집을 떠나버립니다. 브렌다가 자신의 저치를 비관하며 슬퍼하고 있을 때, 야스민이 그녀 앞에 나타나고 모텔에 투숙하게 됩니다. 이 모텔에는 종업원 카우엔가, 무명화가 콕스, 타투이스트 데비가 머물고 있습니다. 

브렌다가 카페를 비운 사이, 야스민은 카페를 청소하고, 지저분한 물건을 모조리 가져다 버린 야스민에게 브렌다는 화를 냅니다. 야스민이 카페 투숙객들과 친근하게 지내고, 자신의 아들, 딸과도 잘 지내자 야스민을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되받아쳐 화내지 않고 늘 친절하게 대하는 야스민에게 브렌다는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위안을 주게 됩니다. 야스민의 노력으로 카페는 점점 활기찬 모습으로 변해하고, 손님들도 많아집니다. 야스민은 남편 것과 바뀌어 버린 트렁크 속에서 마술 키트를 발견하게 되고, 열심히 연습해 사람들에게 마술을 보여줍니다. 또 브렌다와 함께 준비한 마술쇼로 지역의 명소가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관광 비자가 만료되어 야스민이 카페를 떠나게 되고, 바그다드 카페는 야스민이 오기 전과 같은 모습으로 되돌아갑니다. 소문을 듣고 찾아왔던 손님들도 실망하고 되돌아갑니다. 브렌다는 야스민이 그리워졌습니다. 그런 그때, 비자 문제를 해결한 야스민이 다시 돌아옵니다. 

3. 감상

제 기억에 이 영화는 넷플릭스로 아주 우연하게 보게 되었던 것 같은데, 다시 한번 보려고 들어가 보니 왜인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2021년 재개봉했는데 그 이후였을까요. 아무튼 우연히 보게 되었지만, 제 인생영화가 된 작품입니다. ost 음악이 영화 중간중간 잊을만 하면 나오고 또 나오고 해서 수능 금지곡처럼 한 동안 제 귀에서 떠나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야스민과 브렌다는 각자 자기의 것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동화되어 평화에 이르고 서로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웃음 지어졌던 장면은 야스민이 마술로 브렌다에게 꽃다발을 선사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동안 삶에 찌들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남편과 자식들 속에서, 여자로서 얼마나 사랑받고 싶었을까요, 얼마나 행복하고 싶었을까요. 꽃을 보고 전에 없던 환한 미소를 짓는 브렌다를 보고 저도 마음에 무지개가 핀 것처럼 흐뭇해졌습니다. 

배경을 황량한 사막으로 한 것도 너무 좋은 연출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힘들고 외로운 시기에는 사막에 혼자 떨어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다가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면 마치 오아시스를 발견한 마음이 듭니다. 

딱히 큰 이벤트 없이 잔잔하게 이어지는 영화 스토리는 마치 내 삶과 닮아 있습니다. 매일매일이 비슷한 일상의 연속입니다. 그러다가 한번씩 멘탈을 두드려 맞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또 때로는 소소하게 행복할 일도 생깁니다. 문제는 그 행복을 행복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느냐가 문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정적 마음으로 무장하고 있다면 소소하게 찾아오는 행복도 알아차리지 못할테니 말입니다. 자신만의 향기로 주변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 야스민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촬영지인 바그다드 카페는 실제로도 운영 중이라고 하는데요, 언젠가 미국에 가게 되면, 그때도 운영 중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고 싶습니다. 야스민과 브렌다의 마술쇼를 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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